소소한 지름 (Dunlop Gator Grip Jazz Ⅲ)

Dunlop Gator Grip Jazz Ⅲ 포장

저는 던롭 재즈 Ⅲ 피크를 애용하는 편입니다. 이유는 그냥 손에 잘 맞아서요. 처음 재즈 피크를 시도해봤을 때 목적은 '피킹 하모닉스를 좀 더 편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에서였는데, 실제로 피킹 하모닉스에는 별 도움이 안 됐지만, 재즈 Ⅲ 피크를 손에 쥐었을 때 검지 첫 번째 마디에 딱 맞아 들어가는 느낌이 아주 좋더군요. 

아무튼 저의 메인 피크는 던롭 톨텍스 피치블랙 재즈 Ⅲ 1.14㎜입니다. 피크감에 대해서는 순도 100% 개인 취향의 영역이라 제 의견이 딱히 상관은 없겠습니다만, 개인적으로 경질 피크 특유의 탄성이 없는 것 같은 느낌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렇다 보니 울텍스 피크는 잘 사용하지 않고요. 두께가 1.14㎜여야 하는 이유 역시, 너무 휘청거리면 피킹이 잘 안 되지만, 그렇다고 너무 두꺼우면 피킹의 반응이 잘 느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Dunlop Gator Grip Jazz Ⅲ 포장

아무튼, 어쩌다보니 던롭 홈페이지에서 게이터 그립 재즈 피크가 출시된 걸 보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던롭 게이터 그립 피크의 피킹감은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울텍스와 톨텍스에 밀려 인지도가 떨어지다 보니, 어떤 느낌인지 설명하기 애매한데, 가장 비슷한 느낌을 주는 피크를 뽑자면 아이바네즈 스티브 바이 피크 (녹색, 갈색) 정도? 톨텍스와 비슷한 탄성과 내구도를 가지고 있으면서, 표면이 좀 더 까슬까슬하고 손에 착 달라붙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톨텍스와의 확실한 비교 우위가 있는데, 피크를 오래 사용해도 이 까슬까슬한 감촉이 유지된다는 겁니다. 오래 사용한 톨텍스는 미끌미끌한 느낌이 되는데, 게이터 그립 피크는 그런 느낌이 없더군요. 

Dunlop Gator Grip Jazz Ⅲ

게이터 그립 피크의 아쉬운 점은, 다양한 모델이 없(었)다는 겁니다. 오로지 스탠다드 라인 하나에 두께만 다릅니다. 샤프나 재즈 Ⅲ 정도는 만들어도 수요가 있을 것 같은데요. 그런 아쉬움을 느끼고 있던 와중에 게이터 그립 재즈 Ⅲ 피크가 출시된 걸 보고 36개들이 1 봉투를 직구로 구매해버리고 맙니다. 

Dunlop Gator Grip Jazz Ⅲ

직접 사용해보니...

[장점]

① 피킹감이 아주 좋다.
'피킹감'은 주관적인 영역이라, 그냥 이 사람 의견은 이렇구나 정도로 받아들여주셨으면 합니다. 개인적으로 톨텍스 특유의 서걱이는 피킹감을 아주 좋아라 하는데, 게이터 그립의 피킹감은 이와 아주 유사합니다. 

② 잘 미끄러지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손에 땀이 많은 편이라, 톨텍스를 오래 사용하면 미끌거린다는 느낌이 있는데, 게이터 그립은 오래 사용해도 까슬까슬한 느낌이 있습니다. 스티브 바이 피크가 비슷한 느낌인데, 게이터 그립 피크의 내구도가 좀 더 강한 것 같습니다. 게다가 재즈 Ⅲ 피크이기도 하고요. 

[단점]

① 단일 두께
던롭 홈페이지에 두께가 표시되어 있지 않고, 구글링 해 보면 1.14㎜라는 글과 1.4㎜라는 글이 동시에 나옵니다. 포장지에 1.14라고 쓰여있어서 좀 기대를 하며 뜯었는데... 1.4㎜ 였습니다. 개인적으로 1.35㎜ 톨텍스도 두껍다고 느끼는 편인데, 게이터 그립 재즈 Ⅲ도 다양한 두께로 출시해줬으면 좋겠다는 작은 바람이 있습니다.

② 크기가 살짝 작게 느껴짐
실제 크기는 톨텍스 재즈 Ⅲ과 같습니다만, 모서리가 둥글게 가공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톨텍스 피크는 모서리가 네모 모양인데, 게이터 그립 피크는 Rolled Edge 처리가 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습니다만, 이 모서리 때문에 제 검지 마디에 딱 맞지 않고 살짝 작다는 느낌이 듭니다. 톨텍스 재즈 Ⅲ 크기의 피크를 선호하신다면 참고하세요.

톨텍스와 게이터 그립 재즈 Ⅲ 피크 비교 (위: 새 것, 아래: 사용한 것)

적고 보니 그냥 주관적인 견해만 주저리 주저리 늘어놨네요. 아무튼 좋은 피크이기는 합니다만, 메인으로는 톨텍스 피치블랙 재즈 Ⅲ 1.14㎜를 계속 사용하게 될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사용기를 적고 있으니 즐겁네요. 요즘은 연주 영상도 올리기 시작했는데, 뭐가 되었든 많이 봐주셨으면 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