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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이야기/장비

Amsterdam Cream Plain Drive 간략한 대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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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sterdam Cream Plain Drive

Amsterdam Cream의 Plain Drive입니다. 국산 이펙터이기도 합니다. 

딱히 국산이라는 이유로 점수를 더 주지는 않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이펙터에 끌렸던 이유는 순전히 디자인 때문입니다. 사진을 보십시오! 솔직히 이 디자인이라면 무슨 소리가 나든 괜찮지 않겠습니까? 

Amsterdam Cream Plain Drive

흥분을 가라앉히고 말하자면, 디자인은 호불호가 좀 갈릴 것 같고 지인이 피크닉 같다고 하더군요, 특정 장르에서 뭔가 컨셉을 잡고 있다면 안 어울릴 수도 있는 외관입니다만, 디자인하고 잘 어울리는 다시 말해 기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소리가 납니다. 일단 저는 귀여운 걸 아주 좋아합니다. 

Amsterdam Cream Plain Drive 박스

소리에 관해 이야기를 해볼까요? 이펙터에 관해 일가견이 있으신 분들은 짐작하시겠지만, 푸르딩딩한 것이 딱 봐도 튜브스크리머 색입니다. TS808보다는 TS9이네요. 광고 포인트는 '튜브스크리머에서 나지 않는 질감을 찾아 헤매다가...'로 시작되는 뮤지션들의 한 마디로 잡고 있습니다만, 푸르딩딩한 로우 게인 오버드라이브니까 어쩔 수 없이 튜브스크리머하고 비교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Amsterdam Cream Plain Drive 박스 개봉

저도 오리지널 튜브스크리머를 갖고 있진 않아서, 808 컨셉의 Route 808 하고 비교를 해 보았습니다. 그 결과 컨셉이 상당히 다르더군요. 튜브스크리머는 미들이 강조되고 로우가 빈약한, 어느 정도 개성 있는 톤이 나는데, 플레인 드라이브는 상대적으로 플랫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광고하고 있는 대로 '투명하게 게인만 더해지는' 느낌입니다. 톤 노브가 없는 것도 일종의 개성이라고 할 수 있을 거 같은데, 의도야 어쨌든 EQ를 크게 왜곡하지 않고 게인만 더해진다는 컨셉에 충실한 로우 게인 오버드라이브 페달이라는 느낌입니다. 참고로 드라이브 노브를 0으로 둬도 소리가 납니다. 드라이브를 걸지 않고서 게인 부스터로 활용하기 좋을 것 같고, 실제로도 대부분 그렇게 쓸 것 같습니다. 

Amsterdam Cream Plain Drive 뒷면 - 고무발 없는 게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빨간색 드라이브 노브를 2시 이상으로 돌리면 페달 스타일이 극적으로 변합니다. 상당히 입자감이 굵은 빈티지 퍼즈 소리가 납니다. 이전까지는 풀 코드를 잡고 강하게 스트로크를 해도 크런치 톤 정도인데, 페달 스타일이 확 변해버리는 관계로 오히려 범용성은 떨어집니다. 가장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디스토션' 영역은 기대해선 안 된다는 느낌? 다행스럽게도 제가 가지고 있는 Katzenkönig가 입자감이 굉장히 고운 모래알 같은 퍼즈-디스토션인데, 부족했던 영역을 채워주는 느낌이네요. 

그밖에 음... 컴프감이 별로 없다는 느낌입니다. 플랫한 EQ라는 특징과 더불어 (적어도 오버드라이브 영역에서는) 착색감이 거의 없다고 종합할 수 있겠네요. 이건 개인 취향의 영역이겠지만 저는 마음에 들었습니다. 

Amsterdam Cream Plain Drive와 Visual Sound Route 808

색깔도 푸르딩딩하고 세일즈 포인트도 '튜브스크리머의 대체재'였기에 오히려 비교당하게 되었습니다만,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오히려 클론 같은 좀 더 클린에 가까운 로우 게인 오버드라이브 페달들과 비교당하는 게 합당하지 않을까 합니다. 오히려 푸르딩딩이 아니었으면 좀 더 독창적인 페달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여담으로, 옛날... 대충 6~7년 전 처음 페달을 사 모으기 시작하던 시점부터 (순전히 디자인 때문에) 버킷 리스트에 올라가 있던 페달입니다만, 이상하게 안 사게 되는 페달이었습니다. 중고 매물이 잘 없기도 하고, '어느 정도 범용성이 있어야지', '그래도 톤 노브는 있어야지' 같은 생각에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결국 다른 페달을 사게 만드는... 그러다가 결국 구매해서 테스트 해 본 결과, 진작 살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듭니다. 톤 같은 거 생각할 필요 없이 맨 앞단에서 그냥 기타에 힘 실어주는 용도로 켜 놔도 되고, 빈티지 퍼즈 같은 용도로 써도 됩니다. 

플레인 드라이브를 장착한 페달보드

다들 튜브스크리머를 쓰다 보니, 음악적인 소리 - 그러니까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은, 왠지 이걸 써야만 할 것 같은 - 소리는 튜브스크리머에서 나지만, 제 취향인 소리는 소울푸드에서 난다는 느낌이라 둘 사이에서 갈팡질팡 하고 있었는데, 플레인 드라이브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당분간 페달보드를 떠나지 않게 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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